안중근 공원내에 안중근기념관 건립 추진… 테마공원도 추진
경기도 부천시가 구한말 침략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처단한 안중근 의사(1879∼1910·사진)의 의거 100주년을 맞아 ‘안중근 도시’로 부각되고 있다. 지난해 중국 하얼빈(哈爾濱)에 있던 안 의사 동상을 부천시내 중앙공원으로 옮긴 데 이어 순국일인 26일 대대적인 행사를 연다. 또 부천시청 앞의 중앙공원은 ‘안중근공원’으로 이름을 바꾼 뒤 역사교육장으로 변신하고 있다.
▲ 부천 안중근 고원에 세워진 동상 © 단지12 닷컴 | |
이날 부천시청과 안중근공원에서는 ‘안중근 의사 순국 100주기 추념식’과 ‘추념 음악회’가 이어진다. 추념식에는 광복회 회원, 시민 등 700여 명이 참석할 예정. ‘역사음악연구소’가 주도하는 추념 음악회에는 어린이 연합 합창단, 성악가, 극단 ‘마당’ 등이 출연해 안 의사의 일대기를 영상물과 함께 음악공연으로 꾸민다. 공연은 ‘어린 시절’ ‘구국 횃불로 선봉에 서다’ ‘하나가 되자’ ‘단지 동맹’ ‘하얼빈 총성은 빛나네’ ‘위 러브 피스’ 등으로 나뉘어 웅장하게 펼쳐진다.
부천시는 지난해 10월 안 의사 동상을 유치한 것을 계기로 안 의사 선양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또 하얼빈 시와 자매도시이기도 해 중국에 있는 안 의사 자료 수집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안 의사는 순국 이후에도 편안하게 모셔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에 묻힌 유해를 아직도 발굴하지 못해 조사가 계속되고 있고, 이토 히로부미의 저격 현장 인근에 세워졌던 안 의사 동상이 중국과 국내를 떠돌아다니다 어렵사리 부천으로 옮겨졌다.
부천시청 인근의 중앙공원이 안중근공원으로 이름을 바꾼 뒤 역사교육학습공원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중국 하얼빈에 있던 안중근 의사 동상을 옮겨와 세운 데 이어 안중근 기념관, 안중근 산책로 등을 조성하고 있다.
이 동상은 하얼빈에서 유로백화점을 운영하는 이모 씨(52)가 2006년 사비를 들여 제작한 높이 3m, 무게 1.5t의 청동 조각상. 안 의사가 의거를 일으켰던 하얼빈 역에서 300m가량 떨어진 지점에 세워졌으나 ‘외국인 동상은 실외에 세울 수 없다’는 중국 당국 방침에 따라 11일 만에 자진 철거했다. 이후 서울 용산 효창공원과 국회의사당 광장에 임시로 설치됐으나 동상 건립에 대한 적격성 논란에 휩싸이다 결국 부천에 안착하게 된 것이다.
부천시는 안중근공원 정문 입구에 이 동상을 놓았고 동상 바로 옆에 안 의사 사진, 역사 자료를 전시하는 ‘안중근 기념관’을 건립하고 있다. 내년 초 완공될 기념관에는 하얼빈 시 내 ‘조선민족예술관’ 2층의 ‘안중근기념관’에 있는 자료 일부가 기증돼 한국에 처음 공개될 예정이다.
안 의사를 테마로 한 공원 리모델링 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노래하는 분수대를 갖춘 안중근광장과 수로가 새로 만들어지고 있고 안중근 산책로, 안중근 어록을 기록한 비문, 안중근 야외공연장이 조성된다.
안 의사를 기리는 기념행사도 꾸준히 이어가기로 했다. 지난해 ‘안중근 평화재단 청년아카데미’가 발간한 ‘고독한 영웅-사라진 장군의 유해를 찾아서’라는 책자 1200부를 시내 공공기관에 비치했고 복사골예술제, 무형문화제엑스포 등 주요 행사에 안중근 추모 관련 프로그램을 넣기로 했다. 부천시 축구대표팀은 지난해 11월 서울 한강시민공원에서 열린 ‘안중근 평화컵대회’에 참가해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한편 안 의사 순국 100주기를 맞아 안 의사 존칭을 장군으로 바꾸자는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안 의사의 ‘대한의군 참모중장’ 신분을 복원하고, 직위를 ‘대한의군 대장’으로 1계급 특진시키기 위한 국민 서명이 이뤄지고 있다.
동아일보 / 박희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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