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강의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30> 연해주 동포에게 告함
<안중근 대학> 길원 남태욱 교수의 대한국인 안중근 강의
 
단지12 닷컴   기사입력  2010/01/01 [21:09]
제가 일전에 TV에서 매우 인상깊게 본 영화가 하나 있는데, 제2차 세계대전시 히틀러와 괴링의 관계를 다룬 다큐멘터리 입니다.
당시에 괴링은 독일 공군사령관이었습니다. 패전후 뉘른베르크전범재판소에서 재판받는 도중그자가 심심찮게 언급하는 히틀러 예찬이 뭔고하니,"히틀러 총통은 그날 오후에만(하루종일도 아니고 오후 한나절에)청중 10만명을 모았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히틀러의 언변과 대중 동원능력이 뛰어 났다는 경탄사이겠지요. 나쁜 짓은 도맡아 놓고 했던 살륙자의 연설이지만 그 당시에 독일 국민을 열광의 도가니에 몰아넣고 집단 최면을걸었던 연설인 것입니다.

영국 처칠 수상의 전시연설-이 전쟁을 승리로 이끌기 위하여 내가 여러분에게 요구할 수있는 것은 오로지 피와 땀과 눈물뿐이다.
미국 남북전쟁시 유명한 링컨의 케티즈버그 연설-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를 지상에서 소멸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이 전쟁의 목적이다.
또한 1807년에 나폴레옹과의 전쟁에서 패한 프러시아(구 독일)가 실의에 빠져 있을때 <독일국민에게 고함>이란 강연을 통해 일거에 국민의 결집력을 이끌어 낸 피히테의 연설 등이 역사에 기록되어 있지만,우리 안의사의 브라디보스톡 연설은 그보다 훨씬 더위대합니다.

물론 안중근 혼자만이 아니라 서로 의형제를 맺은 안 엄 김 3총사가 "원포올, 올포원(one forall, all for one--하나는 모두를 위해, 모두는 하나를 위해)"으로 한 목소리를 낸 것입니다.
한번 들어보시고 여러분께서 스스로 그 가치를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자 그럼 계속 하겠습니다----------
일본이 러시아와 개전할 때 전쟁 개전서 가운데 "동양평화를 유지하고 한국독립을 굳건히 한다"고 했으나 오늘에 이르러서는 이같이 중한 의리를 지키지 아니하고,도리어 한국을 침략하여 5조약과 7조약을 강제로 맺은 다음, 정권을 손아귀에 쥐고서 황제를 폐하고 군대를 해산하고 철도 광산 산림 천택(강과 호수)을 뺏지 않은 것이 없으며,관청으로 쓰던 집과 민간의 큰 집들은 병참이라는 구실로 모조리 뺏아 거(居)하고, 기름진 전답과 오랜 산소들도 군용지라는 팻말을 꽂고 무덤을 파헤쳐 화(禍)가 백골에까지미쳤으니 국민된 사람으로 또 자손된 사람으로 어느누가 분함을 참고 욕됨을 견딜 수가 있겠습니까.
그래서 2천만 민족이 일제히 분발하여 삼천리 강산에 의병들이 곳곳에서 일어났습니다.
아! 슬픕니다. 저 강도들이 도리어 우리를 폭도라 일컫고, 군사를 풀어 토벌하고 참혹하게 살육하여 두 해 동안에 해를입은 한국인이 수십만명에 이르렀습니다.
강토를 뺏고 사람들을 죽이는 자가 폭도입니까. 제나라를지키고 외적을 막는 사람이 폭도입니까.
이야말로 도둑놈이 막대기 들고 나서는 격입니다. 한국에대한 정략이 이같이 잔폭(잔혹하고 포악함)해진 근본을 논한다면 전혀 그것은 이른바 일본의 대정치가 이등박문의 폭행인 것입니다.

한국민족 2천만이 일본의 보호를 받고자 원하고, 그래서 지금 태평무사하며 평화롭게 발전하는 것처럼 위장하고 위로천황을 속이고 밖으로 열강들의 눈과 귀를 가려 제 마음대로 농간을 부리며 못하는 일이 없으니, 어찌 통분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우리 한국민족이 만일 이 도적놈을 죽이지 않는다면 한국은필경 없어지고야 말 것이며 동양도 또한 망하고야 말 것입니다.

여러분! 여러분! 깊이 생각들 하십시오. 여러분들이 조국을잊었습니까. 아닙니까.
선조의 백골을 잊었습니까. 아닙니까. 친척과 일가들을 잊었습니까. 아닙니까.
만일 잊어버리지 않았다면 이같이 위급해서 죽느냐 사느냐 하는 때를 당해서 분발하고 크게 깨달으십시오.뿌리없는 나무가 어디서 날 것이며, 나라없는 백성이 어디서 살 것입니까.
만일 여러분이 외국에서 산다하여 조국에 무관심하고 전혀돌보지 않는 것을 이곳 아라사 사람들이 알면 틀림없이 "한국사람들은 조국도 모르고 동족도 모르니 어찌 외국을 도울
리 있으며 다른 종족을 사랑할 리가 있겠는가. 이같이 무익한 인종은 쓸데가 없다"하고 여론이 들끓어, 멀지 않아 반드시 아라사 국경밖으로 쫓겨날 것이 분명하외다.

이런 때를 당해서 조국의 강토를 이미 외적에게 빼앗기고외국인마저 일제히 배척하고 받아주지 않는다면 늙은 이를업고 어린 것들을 데리고서 장차 어디 가서 살 것입니까.
여러분! 폴란드 사람의 학살이나 흑룡강 위에서 있었던 청국사람들의 참상을 듣지 못했습니까.

만일 나라 잃어버린 인종이 강국인과 동등하다면 나라 망하는 것을 걱정할 것이 무엇이며 또 강국이라고 좋을 것이 무엇입니까.
어느나라를 막론하고 나라 망한 인종은 그같이 참혹하게 죽고 학대받는 것을 피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오늘날 우리 대한 인종은 이런 위급한 때를 당하여 무슨 일을 하는 것이 좋겠는가.

이리 생각해 보고 저리 생각해 보아도 결국 한 번 의거를 일으키는 것만 같지 못하니 적을 치는 일 밖에는 또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왜 그런고하니, 지금 한국에서는 내지(內地) 13도 강산에 의병이 일어나지 않은 곳이 없으나 만일 의병이 패하는 날에는, 슬프다 저들 간사한 도적놈들은 좋고 궂고 간에 덮어놓고 폭도란 이름을 붙여 사람마다 죽임을 당하할 것이요, 집집에 불을 지를 것이니, 그런 뒤에는 한국민족이 된 사람들은 무슨 면목으로 세상에 나설 수 있을 것입니까.

그런즉 오늘, 국내 국외를 막론하고 한국인들은 남녀노소할것없이 총을 메고 칼을 차고 일제히 의거를 일으켜 이기고지는 것과 잘 싸우고 못 싸우고를 돌아볼 것 없이 통쾌한 싸움 한 바탕으로써 천하 후세의 부끄러운 웃음거리를 면해야할 것입니다.
만일 이같이 애써 싸우기만 하면 세계열강의 공론도 없지않을 것이라, 독립할 수 있는 희망도 있을 것입니다. 더구나일본은 불과 5년사이에 반드시 아라사와 청국과 미국 등 3개국과 맞서서 개전하게 될 것이라 그것이 한국의 큰 기회가 될 것입니다.

이때를 맞아 한국인이 만일 아무런 예비가 없다면 설사 일본이 져도, 한국은 다시 다른 도적의 손 안으로 들어갈 것입니다.
그러므로 오늘로서 한번 의병을 일으키고부터는 계속해서끊지 않아 큰 기회를 잃지 말아야 할 것이요, 스스로 강한 힘으로 국권을 회복해야만 건전한 독립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야말로 "능히 할 수 없음은 만사가 망하는 근본이요, 능히할 수 있다는 것은 만사가 흥하는 근본이라"는 말 그대로 입니다.
그러므로 "스스로 돕는 자를 하늘이 돕는다"하는 것이니 여러분들에게 묻습니다. 앉아서 죽기를 기다리는 것이 옳습니까. 분발하고 힘을 내는 것이 옳습니까.
이런 점 결심하고 각성하고 깊이 생각하여 용기있게 전진하시기를 바랍니다"
 

이같이 이렇게 연설했습니다. 동서고금에 이만큼 정의롭고 대의명분이 뚜렷한 호소문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

그리고는 각 지방을 두루 돌았는데, 듣고 보는 사람 가운데 호응하는 자가 많았습니다.
혹은 자원해서 출전도 하고 , 혹은 기계(총)도 내고, 혹은 의연금을 내어 돕기도 하므로 그것으로써 의거의 기초를 삼기에 족했습니다.

<남태욱 = 영남대 교수/ 안중근평화재단청년아카데미 지도위원>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10/01/01 [21:09]   ⓒ 안중근청년아카데미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