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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동양평화론이 김대중의 평화구상에 영향
최경환 연세대 김대중도서관 객원교수 안중근 학술토론회서 밝혀
 
단지12 닷컴   기사입력  2009/10/27 [08:01]
▲  26일 오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안중근 의거 100주년 기념 학술 토론회    © 단지12 닷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아시아 평화구상'은 100년 전 안중근 장군이 주창한 동양평화론에서 영향을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안중근평화재단 청년아카데미가 26일 오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마련한 '안중근 의거 100주년 기념 학술토론회'에 토론자로 참여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출신 최경환 교수(연세대 김대중도서관 객원교수)는 "안중근 장군의 ‘동양평화론’과 김대중 대통령의 ‘동아시아 평화구상’"이라는 재목의 토론자 발표를 통해 " 안중근 장군의 ‘동양평화론’의 내용은 김대중 전대통령께서 구상하셨던 ‘동아시아공동체’ 형성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주었다" 고 지적하고 " 100년전 안중근 장군께서 죽음을 앞두고 동양평화론을 주장하며 ‘한중일 동양평화회의’를 구상했듯이, 김 전대통령 역시 죽음의 문턱에서도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안보체제의 꿈을 버리지 않았다"며 안중근의 동양평화구상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 아시아 평화구상의 유사점을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안중근청년아카데미 이승희 지도위원장, 김경재 전 의원이 주제발표를 했고, 소설 안중근 작가인 안동일 청년아카데미 이사, 배영대 중알일보 기자, 공감애국 신동진 대표 등이 최경환 교수와 함께 패널로 참가했다.
한편 이날 이승희 청년아카데미 지도위원장은 " 안중근 장군인가 의사인가?"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안중근 호칭에서 장군이 맞다는 논리를 제공했고, 김경재 전 의원은 "안중근 민족사상과 신남북협력시대" 주제발표를 통해 안중근의 동양평화론을 남북평화론으로 접목시키는 논리를 제공했다.

▲  안중근평화재단 청년아카데미가 마련한 안중근 학술토론회에 참가한 최경환 교수    ©단지12 닷컴

 
다음은 최경한 교수가 이날 토론회에서 발표한 내용 전문이다
 
 
"안중근 장군의 ‘동양평화론’과 김대중 대통령의 ‘동아시아 평화구상’
                                                                       최 경 환(연세대 김대중도서관 객원교수)
 

올 봄 김대중 전대통령께서는 함세웅 신부께서 이사장으로 계시는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로부터 강연요청을 받은바 있습니다. 안중근 의사 의거 100주년을 맞아 10월에 열리는 국제학술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요청한 연설 주제는 ‘안중근 의사의 동양평화사상’이었습니다. 대통령께서는 비서진들에게 연설준비를 하도록 지시하셨습니다. 그러나 8월 18일 서거하시면서 그 일은 무산되었습니다.  

안중근 장군 의거 100주년을 맞아 국내외에서 안중근 장군 재조명 작업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오늘 <안중근평화재단청년아카데미>가 주최하는 토론회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김 전대통령께서 돌아가셨지만 당신이 생전에 계획하셨던 일을 여러분들께서 추진하는 것을 보시고 지금 하늘나라에서 크게 기뻐하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김대중 전대통령은 한반도 문제의 해결 방안으로 ‘햇볕정책’을 연구하고 재야와 야당 시절, 대통령 재임중은 물론 퇴임후 돌아가시기 전까지 온몸으로 ‘햇볕정책’을 실천했습니다. 이로 인해 ‘빨갱이’ ‘사상이 의심스런 사람’으로 여겨지는 등 가진 음해와 오해를 받고, 생사의 고비를 넘나들었지만 한 번도 생각을 바꾼 적이 없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안중근 장군 역시 평생 동양평화 구상을 해오면서, 동양평화를 파괴하는 이토 히로부미를 쓰러뜨렸습니다. 이런 점에서 안중근 장군과 김대중 대통령은 ‘실천하는 평화주의자’, ‘행동하는 양심’으로 사신 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안중근 장군의 ‘동양평화론’이 100년이 흐른 지금에도 크게 조명 받는 이유는 동양평화를 위한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구상이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안중근 장군은 한·중·일 3국 동양평화회의체 구성, 공동은행 설립과 공용화폐 발행, 공동평화군 창설 등을 ‘동양평화론’에서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안중근 장군의 동양평화 구상은 9.19공동성명에 규정되어 있고, 장차 6자회담에서 논의될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체제 구축과, 그리고 동아시아 국가들 사이에서 10여년 동안 진행되고 있는 동아시아공동체 논의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김 전대통령의 ‘동아시아 평화구상’은 동북아평화체제 구축, 동아시아공동체 건설을 2개의 축으로 하고 있습니다.


안중근 장군의 ‘동양평화회의’ 구상은 9.19공동성명에서 6자가 합의한 동북아 평화체제 구상과 매우 유사합니다. 안중근 장군은 동양 3국의 평화와 친선을 위해 대등한 입장에서 참여하는 동양평화회의를 주장했습니다. 누가 누구를 먹고 누구를 배제하는 동북아 질서를 반대한 것입니다.


김대중 대통령 역시 동북아평화체제에 대한 열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김 전대통령은 1971년 대통령에 출마해서 ‘미․중․소․일 4대국 한반도 평화보장론’을 제창했습니다. 30여년이 흐른 후 이 주장은 남북한이 참여하는 6자회담으로 발전했습니다. 김 전대통령은 7월 13일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다음날 14일 유럽연합상공회의소 주최의 연설이 예정돼 있었는데 그날의 연설문 제목은 ‘9.19로 돌아가자’였습니다.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서 2005년 9월 19일 6자회담에서 합의한 9.19 공동선언으로 돌아가자는 것입니다. 9.19 선언에는 6자회담을 동북아 평화안보체제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항목이 들어 있습니다. 김 대통령은 동북아 지역이 세계경제, 인구 등 여러 분야에서 1, 2위의 역할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지역안보협력체제를 갖지 못하고 있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100년전 안중근 장군께서 죽음을 앞두고 동양평화론을 주장하며 ‘한중일 동양평화회의’를 구상했듯이, 김 전대통령 역시 죽음의 문턱에서도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안보체제의 꿈을 버리지 않았던 것입니다. 
 

안중근 장군의 ‘동양평화론’의 내용은 김대중 전대통령께서 구상하셨던 ‘동아시아공동체’ 형성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주었다고 봅니다. 안중근 장군의 공동은행, 공동화폐 주장은 동북아를 하나의 경제공동체로 만들 때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것은 많은 학자들이 이미 지적한 것처럼 유럽연합(EU)보다 70년이나 앞선 주장입니다. 이미 유럽연합은 경제공동체를 거쳐 정치적 통합으로 나가고 있습니다. 오래전부터 공동화폐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안중근 장군은 경제적 공동체의 기반 없이 동양평화도 요원하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또한 안중근 장군은 동양평화론에서 “동양 3국이 타국의 언어를 서로 가르치자. 일본의 도움을 받아 중국과 한국의 상공업을 발전시키자. 삼국이 협력을 맹세하고 세계의 신용을 얻자”는 주장을 합니다. 이 주장 역시 문화, 경제, 외교 측면에서 공동의 협력 기반이 없이는 평화가 올 수 없다는 점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김대중 전대통령은 동아시아 지역에서도 경제공동체로 시작하여 유럽연합(EU)과 같은 지역공동체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를 위해 1998년 대통령 재임중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 동아시아공동체(EAC) 구상을 제안했습니다. 김 대통령은 동아시아는 EU, NAFTA와 더불어 세계경제의 3대축으로 성장했으며, 20억의 인구, 지식존중의 교육전통, 종교간의 평화적 공존 등 동아시아 지역이 가진 강점을 들며 동아시아공동체 건설을 제안했습니다. 김 대통령은 동남아시아와 동북아시아를 구분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함께 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김 대통령은 퇴임후 동아시아공동체 논의가 동아시아포럼(EAF), 동아시아정상회의(EAS)로 발전하는 것을 보고 더욱 크게 희망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장차 정치적 공동체로까지 나가는 과정에서 동아시아 국가들의 교류와 협력, 우호와 친선을 바탕으로 하는 동아시아인들의 결집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100년전 안중근 장군이 처해 있던 제국주의와 식민지의 현실, 당시 지식인들이 가졌던 세계사 인식의 한계를 생각할 때 안중근 장군의 ‘동양평화론’은 참으로 놀라운 구상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저는 이러한 안중근 장군의 ‘동양평화론’이 김대중 전대통령의 동아시아 평화구상으로 발전했다고 생각합니다. 
 

김대중 전대통령은 동아시아공동체를 건설하는데 난관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오늘날의 유럽연합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무려 30년의 세월이 걸렸습니다. 동아시아는 유럽보다 더 열악하고, 넘어야 할 산이 더 높습니다. 동북아와 동남아는 경제력 차이도 큽니다. 간혹 역사문제를 둘러싼 동아시아 국가간의 긴장관계는 국내정치의 이해관계와 결합되면서 폐쇄적인 민족주의를 자극하기도 합니다. 이것이야말로 안중근 장군이 가장 경계했던 일입니다. 

김 대통령은 이 도전들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정치 지도자들의 비전과 노력이 가장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앞으로 <안중근평화재단청년아카데미>가 동아시아 국가 청년들과의 대화와 교류를 통해 안중근 장군의 ‘동양평화론’과 김대중 대통령의 ‘동아시아 평화구상’을 실천하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해서 한반도와 동북아의 안정과 협력을 위한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만들고, 동아시아 국민들에게는 통합과 평화의 비전을 제시해주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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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10/27 [08:01]   ⓒ 안중근청년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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